[베리타스 알파 = 김대식 기자] 2014 수능 만점자가 33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현재 대입체제에서는 수능만점자도 서울대 진학이 불가능할 수 있다. 수능  만점이면 배치표도 필요없다는 식의 발상은 현재 입시체제의 무지에서 나온 셈이다. 

83%의 수시와 17%의 정시로 구성된 2014 서울대 입시체제에서 수능 만점자가 일단 유리한 것은 정시다. 하지만 수능 만점자의 서울대 진학에는 두가지 난관이 존재한다. 우선은 사탐에서 한국사 필수규정. 사탐에서 한국사를 선택하지 않은 학생은 정시 지원부터 불가능한 셈이다.  실제로  표준 점수 기준으로 전국수석을 차지한 이현문 학생(대구 계성고)과 이수민 학생(대전외고)은 서울대 진학이 불가능하다. 두사람 모두 사탐에서 한국사를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에서 쉬웠던 한국사는 만점을 받아도 표준점수 64점에 불과했다. 한국사 선택을 하지 않아 표준점수가 오르면서 전국수석을 차지했지만 서울대 진학이 불가능해지는 아이러니를 맞은 셈이다. 이현문 학생은 국어B 수학A 영어B 한국지리 사회문화를 선택했고, 이수민 학생은 국어B 수학A 영어B 윤리와사상 사회문화를 응시했다. 이 두 학생은 연세대와 고려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만점자의 서울대 진학에서 두번째 난관은 서울대 정시체제에 있다. 서울대 정시체제는 1단계는 수능 100%이지만 2단계는 수능 60%, 학생부 10%, 대학별고사(논술 구술) 30%로 이뤄져 있다. 특히 2단계에서 당락의 관건은 대학별 고사이다. 올해 학생부는 비교과만 반영하는 탓에 변별력이 없고 1단계를 통과한 입장에서 수능점수는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2014 서울대 정시의 대학별 고사는 인문계열 대부분이 4시간짜리 논술고사를 보고  자연계열에서는 수학 과학 중심의 구술을 본다. 결국 수능 만점자라 할지라도 논술과 구술을 잘 보지 않는다면 서울대 진학은 어려워진다.  

32명인 인문계열 만점자들은 한국사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경우 서울대 정시지원을 할  수 없고 지금부터라도 논술고사(경영대는 구술) 준비를 해야하는 상황인 셈이다.

자연계의 유일한 만점자 전봉훈군 역시 서울대 입학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의예과 행을 희망하는 전군의 경우 수능 100%인 1단계는 무난하지만 2단계의 다중미니면접을 통과해야한다. 서울대 의대는 정시 2단계로 인적성을 기반으로 학업능력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다중미니면접을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정시 일반전형 2단계에서 인문계는 논술, 자연계는 구술을 30% 반영하기 때문에 만점을 받은 학생들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문계열의 경우 만점자 가운데 서울대가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한국사를 선택하지 않은 학생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과목 선택의 변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베리타스알파 DB

지난해 수능 만점자 6명도 모두 서울대를 선택하지 않았다. 4명이 서울대, 2명이 연대를 택했다. 인문계열 만점자 3명 가운데 이승규군(대구 대륜고)은 수시로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로 진학했고 이충영군(대전외고)과 조자경양(상산고)은 정시로 경영대를 선택했다. 자연계열 만점자 3명 가운데 한일고 출신 이원형군은 서울대 의대, 강한성군(명덕외고)과 이민홍군(원주고)은 연대 의대를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