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대입 간소화 '실패가 아니라 역행'...수시 '많이 바뀌고 더 복잡해져'
    글쓴이: 최고관리자
    작성일: 14-01-08 20:21 조회: 5,889
    [베리타스알파=김경숙 기자] 2015 대입 간소화는 사실상 실패했다. 아니 2015 대입은 더욱 복잡해졌다. 대교협이 밝힌 2015 대입전형계획에 따르면  3000여개 수준의 수시전형은 전형요소들이 복잡해지고 바뀐 부분이 많아지면서 수험생 입장에서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교육부가 내건 수시4개 정시2개의 전형 간소화 방침은 구호에 그친 셈이다.

    2015 전형계획의 골자는 대입간소화였다. 수시 수능최저를 완화하고 수능성적이 중심이었던 우선선발도 폐지시켰다. 공교육 정상화를 저해하는 수학/과학/어학 특기자전형 축소도 권고했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지침준수 여부에 따라 재정지원을 도구 삼아 칼로 휘두를 정도로 단단한 각오를 내비쳤다. 하지만 정부의 의도는 언제나 그랬듯 치밀하지 못한 계획에 따른 부작용과 모호한 경계를 파고든 일부 대학의 꼼수로 ‘무늬만 간소화’로 일단락 났다. 정작 간소화했어야 할 반영요소에 따른 전형 구분은 여전해 올해 역시 전형명 기준으론 2988개나 되고, 모호한 전형경계로 파고든 신 유형 등장으로 학교현장의 혼란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대교협의 전형계획 공개방식이 대학별 입력내용을 수합하는 형태여서 아직 전모를 파악하기 힘들지만 대학들이 개별 전형계획의 발표를 통해 윤곽이 드러나면 누구도 대입전형이 간소화됐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인위적으로 4개로 맞추면서 다양한 변용이 발생해 수험생들은 당황할 것이다. 우선선발이 없어지면서 일반전형의 수능최저는 높아졌다. 가장 중요한 전형요소가 바뀐 전형들도 상당하다. 윤곽이 드러나면 현장의 혼란은 불보듯 빤하다. 괄호안에 위주전형을 밝혔던 지난해 전형도 이미 3~4개로 분류할수있었다는 점에서 2015 전형계획은 더욱 복잡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명칭기준으론 연세대 최대 19개까지

    교육부가 밝힌 ‘수시4개’는 전형의 유형 수일 뿐이다. 교육소비자에게 실감 날 전형명 수는 2015학년에 2988개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어난 상황이다. 이투스청솔의 분석 결과, 서울시내 주요대학 중 가장 많은 전형수를 선보인 연세대의 경우 수시 전형유형은 4개지만, 명칭에 따른 분류는 19개나 된다.

    대교협 사이트를 통해 알아보니 연세대의 학생부교과는 1단계(3배수) 학생부100, 2단계 1단계성적70+학생부30에 수능최저를 적용해 합격자를 결정하는 것으로 간단하다. 논술전형도 별다른 지원자격 없이 논술70+학생부30으로 일괄합산한다. 수능최저를 적용해 최종합격자를 결정하는 일반전형만을 운영한다.


       
    ▲ ‘수시4개’라는 교육부의 외침은 ‘대 국민 우롱’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 수시전형이 단 4개로 일단락될 것처럼 호기롭게 발표했지만, 결과적으론 지난해와 다를 바 없는 전형개수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반면 학생부종합과 실기전형은 상황이 다르다. 연세대는 학생부종합을 학생부종합전형 고른기회특별전형으로 나뉘고, 지원자격에 따라 정원내외로 선발한다. 학생부종합전형만 해도 학교활동우수자 사회공헌(정원외) 다자녀(정원외) 사회배려대상자(정원외)가 있다. 전형의 요소 반영비율 방법은 1단계(2.5배수)에서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를 평가, 2단계에서 1단계성적70+면접30에 수능최저를 반영해 합격자를 결정하는 걸로 동일하지만, 지원자격에 차이가 있다. 학교활동우수자는 특별한 지원자격 없지만, 사회공헌은 사회공헌은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5.18민주유공자 민주화운동관련자 등의 자손이라는 지원자격이, 다자녀는 3자녀이상 가정 출신자라는 자격이, 사회배려대상자는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장애우부모 등이라는 지원자격이 있다. 고른기회특별전형에는 농어촌학생 특성화고교졸업자 특수교육대상자 연세한마음전형이 있다.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를 종합평가, 일괄합산하고 수능최저를 적용해 선발하는 건 동일하지만, 연세한마음전형은 추천전형과 무추천전형으로 갈린다. 추천전형에는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지만, 무추천전형에는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연세대의 실기전형은 특기자전형과 예체능특기자전형으로 갈린다. 특기자전형은 인문학인재계열 창의인재계열 사회과학인재계열 과학공학인재계열 국제계열 IT명품인재계열 등 무려 6개 계열이 자리한다. 인문학인재계열의 지원자격은 국/영/제2외국어의 상위 30단위 가중평균 2등급 이내, 혹은 영어/제2외국어(또는 국제교과) 이수단위가 45단위 이상 등이다. 1단계(3배수)에서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를 종합평가, 2단계에서 1단계성적70+면접30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수능최저는 적용하지 않는다. 창의인재계열은 별다른 지원조건 없고 수능최저도 적용하지 않는다. 1단계(3배수)에서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창의성입증자료요약서를 종합평가, 2단계에서 1단계성적70+면접30으로 선발한다. 사회과학인재계열은 수/영/사회의 상위 30단위 중 가중평균 2등급 이내, 혹은 영어/국제교과(또는 제2외국어) 이수단위가 45단위 이상 등의 지원자격이다.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고 1단계(3배수)에서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를 종합평가, 2단계에서 1단계성적70+면접30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 과학공학인재계열은 수학/과학 관련 전문교과 이수단위가 10단위 이상, 또는 교과의 상위 30단위 중 가중평균 3등급 이내 등의 지원자격이다. 수능최저 없이 1단계(4배수)에서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를 종합평가, 2단계에서 1단계성적70+면접30으로 선발한다. 국제계열의 지원자격은 대교협 공시상 파악이 힘들다. 지원자격이 분명 복잡함이 드러나는데, 내용이 덜 기재되어 있는 탓이다. 외고/국제고 등 특목고 출신을 대상으로 한 전형이다. 수능최저 없이 1단계(3배수)에서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를 종합평가, 2단계에서 1단계성적70+면접30으로 선발한다. IT명품인재계열은 특별한 지원자격이라 할 게 없다. 글로벌융합공학부에서 특기자전형으로 선발하는 유일한 계열로 수능최저 없이 1단계(4배수)에서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우수성입증자료요약서를 종합평가, 2단계에서 1단계성적70+면접30으로 선발한다. 계열마다 선발하는 모집단위(학과)가 다르므로 확인이 모조리 필요하다. 예체능특기자는 예능 체능으로 나뉜다. 예능은 수능최저 없이 실기100%다. 1단계(3배수)와 2단계를 거친다. 체능은 수능최저 없이 1단계(3배수)에서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경기경력증명서를 종합평가, 2단계에서 1단계성적71.4+실기28.6으로 선발한다.

    전국 200개가 넘는 4년제 대학 중 연세대 서울캠퍼스만 해도 상황이 이렇다. 어느 누가 ‘수시4개’라고 말할 수 있을까. 문제는 연세대의 무수한 수시전형의 존재가 전혀 교육부의 지침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연세대의 전형유형은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논술 실기로 교육부 지침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다만 고교유형 다양화라는 배경 속에 학생 각자 나름의 ‘끼’를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지원자격과 평가요소 및 반영비율을 선보인 뿐이다. 교육부의 권고는 따랐으되, 교육수요자들은 전혀 실감나지 않는 간소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전형유형 4개? 2015 수시전형 총 2988개.. 지원자격 반영요소비중에 수능최저 조절까지

    ‘수시4개’라는 교육부의 외침은 ‘대 국민 우롱’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 수시전형이 단 4개로 일단락될 것처럼 호기롭게 발표했지만, 결과적으론 지난해와 다를 바 없는 전형개수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3000개 가까이 된다며 국민적 지탄을 받았던 대학의 수시전형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올해 4개로 축소될 것이란 기대 속에 지난해 내내 대한민국 수험생과 미래 수험생, 학부모들을 들뜨게 했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2015학년 수시전형은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논술’ ‘실기’의 네 가닥에 불과했다. 내신성적을 잘 관리해 학생부교과로 지원하거나, 관련 전공의 적성을 살린 비교과활동을 통해 학생부종합으로 넣거나, 논술을 열심히 준비해 수능우선선발이 폐지되고 수능최저가 완화된 논술전형을 노리거나, 예체능계열의 실기전형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상대적으로 모집인원이 적고 지원자격에 한계가 있는 특기자전형은 실기전형으로 편입시키는 정도, 적성고사는 아예 폐지하는 건지 의구심이 드는 정도가 예외일 뿐 상당히 간단한 계획이다. 교육부가 내건 지침을 지키지 않을 경우 대학평가에 적용, 사업비 지원에서 제외될 뿐 아니라 공교육 정상화를 저해한 대학으로 낙인 찍힐 우려 속에 대학들 역시 ‘수시4개’를 지킬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지난달 19일 대교협의 2015 대학별 전형시행계획 발표 이후 사이트에 공시된 전형계획만 해도 명칭 기준으론 2988개나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물론 전형유형은 4개다. 문제는 전형유형 4개 아래 여러 가닥으로 갈리는 전형요소 및 반영비율에 따른 전형들이다. 학생부교과전형 아래 각기 다른 지원자격과 반영요소 및 비율이, 학생부종합전형 아래에도 각기 다른 자격과 요소 및 비율이, 논술전형에도 실기전형에도 다름 없이 다른 자격과 요소 및 비율이 줄을 서고 있기 때문이다. 갈 곳 잃은 특기자전형과 적성전형은 학생부교과와 학생부종합에, 심지어 논술전형에까지 편입되어 논술과 자소서를 한꺼번에 준비해야 하는 부담까지 안겼다. 학생부종합에 편입된 특기자전형의 무늬를 지우기 위해 같은 전형 상에서도 수능최저를 두느냐 안 두느냐로 구분되고, 수능성적 위주의 우선선발 폐지로 인해 같은 전형에서도 수능최저를 높게 두느냐 낮게 두느냐로 성격이 또 갈린다. 교육부 가이드라인은 지켜지면서도 오히려 지난해보다 실질 전형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기가 막힌 배경이다.

    어차피 불가능했던 일.. 개수 더 늘리고 전형 기형까지 낳았다

    ‘단번에 수시 4개, 정시 2개로 전형 간소화’라는 건 어차피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대학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전형요소가 다양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시의 성격이 애초 다양화에 있었고, 지난 정부가 다양화를 지향하면서 대부분 대학은 각기 다른 전형요소와 비중을 갖고 있다. 이를 하루아침에 단순화하는 것 역시 수험생 혼란을 일으킨다. 이미 몇 년 전부터 해당 대학의 해당 전형을 준비해온 수험생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대학 입학처장은 “다양화하라 해놓고 정권 바뀌니 단순화하라 하는데 그간 준비해온 학생들은 어쩌란 말이냐”며 “수험생을 생각해서라도 한 순간에 단순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전형유형은 4개를 지키되 전형요소에서 예전과 동일한 다양함을 줬다”고 밝혔다. 사례로 거론한 연세대의 경우도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다. 박승한 연세대 입학처장은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은 어긴 건 단 하나도 없다”며 “특기자전형 중 일반고 출신들도 지원할 수 있도록 자격조건을 완화하는 등 계열별 다양화에 만전을 기했고, 연세대 전형에 신뢰를 갖고 있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 호응하기 위해 세부전형을 유지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얼마 전 곤혹을 치른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의 어학특기자전형 전면폐지 사건도 같은 맥락이다. 교육부의 특기자전형 축소 권고는 ‘축소’ 권고일 뿐 ‘폐지’ 권고가 아니다. 예체능 외에 수/과학과 어학에 있어 특기자는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이고, 이들에게 적합한 전형이 존재해야 하는 상황을 무시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권고’라 하면서도 따르지 않는 대학은 마치 공교육 정상화를 방해하는 주범인양 몰고, 해당내용을 대학평가와 관련 지어 사업비를 쥐고 흔든 통에 몇몇 대학이 교육부의 권고에 지레 어학특기자전형을 당장 2015학년부터 폐지, 관련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소송까지 치닫는 거센 항의에 부딪혔던 사례다. 결국 건국대와 동국대는 애초 계획을 철회, 어학특기자전형을 일부 운영하는 것으로 돌아섰다.

    때문에 ‘수시4개’라는 간소화는 애초 말장난에 불과했다는 현장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수시에 쓸 여섯 장의 카드 중 전형 중복을 피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전형유형을 가른 건 성공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보다는 “올해나 지난해나, 심지어 그 전과도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한 대학 입학처장은 “전형유형으로 따지면 수시는 3000개라는 지적을 받을 당시에도 유형은 네다섯 개에 불과했다”며 “지난해부터 전형명에 부제로 유형을 달아놓았는데, 올해 새삼스레 4개로 나눈다 해서 무슨 의미가 있냐”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또 다른 대학의 입학처장은 “특기자전형을 당장 폐지할 수 없는 것처럼 각 대학의 특성에 맞고, 다양해진 고교유형에 맞춘 여러 전형을 하루아침에 단 네 개로 간소화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억지스러웠다”며 “오히려 전형을 4개로 맞추느라 경계가 모호한 ‘위주’전형을 등장시켜 현장혼란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4학년 입시는 4개 전형유형이 아닌 2988개의 전형명 아래 요소를 모조리 뒤져야 할 판이다. 반영비중 50%를 넘는 요소로 전형유형이 갈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논술60+학생부40의 논술위주전형을 운영하지만, 고려대의 학생부교과전형은 논술45+학생부55로 학생부교과보다 논술에 무게가 실린다. 학생부교과전형이라 해서 학생부에 변별력이 실리는 것도 아니지만, 논술전형이라 해서 논술에 변별력이 실리는 것도 아니다. 논술60+서류40의 논술전형을 선보인 성균관대처럼 논술에 자소서까지 준비해야 하는 듣도 보도 못한 유형이 등장하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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